"지금이 돈 벌 기회"…40대 직장인, 여윳돈 '4억 몰빵'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4-03-19 12:00   수정 2024-03-19 13:07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집을 이사하면서 생긴 여윳돈 4억원으로 엔화를 샀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를 밑돌자 '역대급 엔저' 투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엔화 예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전체 외화예금 대비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하락하면서 A씨처럼 이를 투자 기회로 본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파악된다.
엔화 예금 비중 10.3%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엔화 예금은 98억60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전월 94억달러에서 4억6000만달러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액(99억2000만달러)에 육박했다. 1년 전(61억3000만달러)에 비하면 증가율은 60.8%에 이른다.

2월말 전체 외화예금은 19억7000만달러 감소한 961억3000만달러였다. 수출입 규모가 감소하면서 달러화 예금이 전월 대비 25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엔화 예금 비중은 10.3%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6월말 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엔화 예금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화 예금이 늘어난 것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12월 100엔당 912원70전에서 지난 1월말 901원90전, 지난달 말 885원80전 등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877원52전을 기록한 이후 소폭 올랐던 엔화 환율이 다시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투자기회로 본 사람들이 예금을 늘렸다는 것이다.

원래 엔화 예금은 주로 수출입 업체의 결제 대금 등으로 활용돼왔다. 예금 규모는 50억 달러 안팎에 그쳤고, 전체 외화예금 대비 비중도 5%내외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환율이 800원대로 하락하는 등 엔저가 나타나자 개인의 투자 수요가 더해졌다.

지난달 예금 증가에는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임박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BOJ는 2016년부터 시작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를 연 -0.1%에서 0% 등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BOJ가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비율로 계산하는 재정환율이기 때문에 가치 변동에 따라 오를 가능성이 높다. 100엔당 800원대에서 900원 위로 크게 오르면 엔화를 다시 환전해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엔화 투자는 성공적일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정책에 따른 변수도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올해 Fed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고, 일본은행은 과거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예정인 만큼 원·엔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국의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어 원·엔 환율이 올라봤자 900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회 비용을 생각하면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엔화가 저점이기 때문에 수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주식과 채권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100엔당 885원 선에서 4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원·엔 환율이 930원까지 올라야 약 2000만원의 수익이 생긴다. 수익률은 5% 내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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